드디어 많은 덕후들이 기다려왔던 RG 제타 건담이 발매되었습니다. 발매 전에는 변형이 가능하냐 아니냐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역시 RG는 RG !! 1/144의 작은 스케일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자체변형 기믹과 더불어 전신프레임까지 구현해주었습니다. 이렇듯 복잡한 변형 기믹 덕분에 그 어떤 RG보다 설계가 힘들었을 것이 예상되었고, 실제로 만들어보니 역시 반다이 개발진의 장인정신과 노고가 한땀 한땀 전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
일단 변형기믹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킷의 구성을 둘러보면 RG 특유의 특징이 그대로 잘 살아있습니다. 하얀색과 회색의 바탕색 조합, 완벽에 가까운 색분할, 통짜 프레임으로 제공되는 전신 프레임 등등, RG의 기본에 충실하네요. 또한 빔사벨 수납기믹, 콕핏 해치오픈, 팔뚝 그레네이드 커버의 오픈, 각종 무장들의 가동기믹 등등 MG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다양한 기믹들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특이하게 양쪽 뒷스커트가 따로 가동되는 부분은 나름 신기하기 까지 한데, 지금까지 이게 움직이는 제타건담 프라모델은 없었으니까요.. 딱히 다리 가동에 도움되진 않는 기믹이지만, 이런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써준 점이 고맙긴 합니다. 게다가 보나스로 MG, PG에도 없던 실드용 그레네이드 런쳐팩까지 제공되네요.
가동성 역시 RG 답게 나쁘지 않지만.. 아무래도 다리의 가동기믹 때문에 다리의 가동 포즈가 자연스럽지 못하긴 합니다. 특히 바닥에 세워두면 취할 수 있는 자세가 매우 제한적이 되며, 스탠드에 올려야 그나마 조금 폼이 나는 정도? 그치만 고관절이 좌우로 꺾이기 힘든 구조라서 공중에 띄워놔도 포즈 잡기가 아주 편하진 않습니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면, MG 제타 v2.0보다는 조금 낫다는 정도? 어쨌든 제타 건담에게 가동성을 크게 기대하면 안된다는 점은 RG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
제타 건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면 역시 특유의 웨이브라이더 변형 기믹인데요.. RG 제타 건담은 HGUC 와 달리 파츠 교환없이 100% 자체 변형이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변형과정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세한 기믹들의 특성은 MG v2.0에 비해 많은 부분이 달라졌네요. 정확히 말하면 가장 진화된 형태로 개선되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고관절 확장 기믹인데.. 기존의 MG v2.0과 PG 제타에 사용되던 고관절판 90도 회전/고정식을 버리고, 뒤쪽에 위치한 커다란 고관절 판이 2중으로 180도 회전하는 회전판 형식으로 과감히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뒷스커트를 내리면 이 고관절 판이 고정되고, 위로 올리면 상체와 하체를 일렬로 고정해주는 일명 "두 마리 토끼잡기"기믹이 추가되어, MS모드일 대나 WR 모드일 때나 고관절과 몸체의 고정성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MG v2.0에서 가장 애로사항이었던 옆구리 축소/확장 기믹이 매우 단순하게 구현되어, 변형도 쉽고 고정도 잘된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뿔을 접어서 머리를 넣고 빼는 부분도 나름 쉽지 않은 부분인데, RG 제타는 큰 애로사항 없이 수월하게 가변할 수 있네요.
무릎을 S자로 꺾는 기믹은 MG v2.0처럼 늘렸다 줄였다를 반복하며 복잡하게 꺾을 필요 없이, 그냥 모양 그대로 두 번 휙휙 꺾어주면 각종 무릎 기믹들이 연동되어 자동으로 배치됩니다. 또한 이 과정 중에 회전형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발목의 길이와 뒤쪽 버니어 커버가 자동으로 줄어들고 늘어나기 때문에, 다리의 변형이 아주 쉬워졌네요. 그야말로 기믹 설계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데, 편의성과 조작성이 매우 크게 좋아진 느낌입니다.
다만 상체를 올려서 등판과 일렬로 만들어주는 부분에 필요이상으로 가동부가 많아져서, 가동과 고정이 조금 어려워진 면이 있습니다. 특히 MS 모드로 둘 때 가슴팍의 고정이 다소 애매한 면이 있어서, 프로포션을 그럴듯하게 잡아주기가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있네요. 위의 MS 모드 사진들에서 가슴 부분 사진을 보시면 조금 어색함을 느낄 수 있는데, 실제로 만져보면 이게 생각처럼 예쁘게 고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ㅠ_ㅜ 움직일라고 가슴을 만지기면 자꾸 흐트러지네요...
이렇듯 변형 기믹 하나 만큼은 과거의 MG와 PG를 뛰어넘는 여러 아이디어들로 충만한데, 이렇게 작은 스케일의 킷에 전신 프레임과 가변기믹을 제대로 꾸겨넣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전율을 주는 킷입니다. 또한 MG/PG처럼 각종 고정핀이 제공되기 때문에, 웨이브 라이더 변형 후에도 고정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어쨌든 반다이가 가장 오랫동안 개발한 RG킷이라더니, 정말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쉬운 점도 몇가지 보이긴 하는데, 변형과정이 매우 진일보하긴 하였으나 여전히 쉽지는 않습니다 ㅠ_ㅜ 특히 날개를 돌려서 고정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다리가 걸리적 걸려서, 조심조심 잘 맞춰 놔야 와꾸가 겨우 맞아들어가네요. 또한 MS 모드일 때 가슴팍 장갑을 예쁘게 고정하기가 웬지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가변기믹때문에 여전히 다리 가동성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스냅타이트만으로는 고정이 조금 어려운 파츠들도 있어서, 사이드 스커트 연결부나 빔라이플의 클리어파츠, 웨이브라이더 날개와 몸체의 연결 고정부 등등, 일부는 본드칠을 해주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가격 때문이었을 듯 하지만, 하이퍼 메가 런쳐가 빠진 점도 조금은 아쉽네요.
어쨌든 전체적으로 본다면 매우 만족스러운 느낌의 킷으로서, 이런 작은 스케일에 이토록 고도로 정밀한 기믹이 탑재된 킷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한 킷입니다. 아마도 기믹 설계기술 관점에서는 반다이 개발자들에게 최대의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은 녀석인데, 충분히 오랫동안 꼼꼼히 개발한 덕분에 그에 상응하는 명작이 탄생했습니다. 몇가지 단점들은 소소하게 보일 정도로 워낙 완성도가 높은 킷이기에, 일단 우주세기 매니아라면 닥치고 필구해야할 킷이고, 앞으로도 이만큼 피땀흘려 설계한 기믹은 다시 만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명품 킷이네요 :-)
RG Zeta Gundam | 2012. 11 | ¥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