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한해를 뜨겁게 달군 건담시드 시리즈의 첫타는 당연히 주연기체인 스트라이크 건담입니다. 그리고 여러 웨폰팩중 메인팩이라 할 수 있는 에일팩 사양의 에일 스트라이크 건담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건담시드의 1/100 시리즈는 무등급입니다. HG로 분류하지도 않은 키트지만 품질을 보면 이전의 HG급에 비해 절대로 꿀리지 않습니다. 반다이의 설계가공기술이 워낙 발전했기 때문에 별도의 등급이 없어도 기본이상의 품질이 나오는가 봅니다.

설정색은 거의 완벽재현이 되어 있습니다. 에일팩의 윗날개 빨간색 부분은 스티커처리로 구현이 가능하며, 전체적인 사출색감도 아주 좋습니다. 가동성도 기본적으로 90도 이상 팔다리가 움직이고, 특히 어깨가동률이 뛰어납니다. 앞쪽으로 내부관절이 꺾여나오며 90도이상 앞으로 어깨까 꺾입니다. 1/100 무등급 키트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가동률 구현입니다. 관절들 자체는 조금 느슨한 면이 있긴한데 헐렁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약간 더 뻑뻑했으면 자세잡기가 용이했을거란 아쉬움은 있네요.

사실 이 무등급 1/100 에일이 나오고 1년도 안되서 MG 에일이 나와 버리긴 했습니다. MG 에일은 역대 최강의 가동률과 디테일로 극찬을 받은 키트이죠. 통상 1년사이에 같은 스케일로 다른 등급의 키트가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만.... 비슷한 시기에 나오면 선택에 어려움이 있을테니까요. 분명 MG 에일은 최고급품임엔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MG나오기 불과 10여개월 전에 출시된 이 무등급 1/100을 그리 얕볼 수만은 없습니다. 이전의 1/100 키트들에 비해 MG와 HGUC로 축적된 기술이 그대로 반영되어 상당수준을 품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MG 에일은 너무 얄쌍한 스타일로 나와서 프로포션에 실망하신 분들도 많았을텐데, 오히려 이 1/100 무등급은 조금 묵직한 것이 관점에 따라 더 멋있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와 함께 2000엔과 3800엔이라는 가격적 차이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무등급은 MG처럼 화려한 스티커와 데칼링이 없기 때문에 조금 썰렁해보이긴 합니다)

어쨌건 오랜만에 새로 시작된 건담시리즈답게, 이전의 TV시리즈 1/100 키트들과는 차별화된 품질을 가진 것은 틀림없습니다. 부담없는 가격, 기본이상의 가동률, 깔끔하고 거의 완벽한 사출색, 나무랄데 없는 프로포션 등 가격대 성능에서 만족감을 주는 좋은 키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