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 Review
가조립 + 스티커
가조립 + 스티커
이 킷은 고토부키야에서 발매한 제니스 걸로서, 스퀘어 에닉스의 SRPG 게임 "프론트 미션"에 등장하는 제니스를 컨셉으로 한 미소녀 프라모델입니다. 프레임암즈걸이나 메가미디바이스 라인업과는 별개로, 스퀘어 에닉스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나온 킷인데요. 넓고 다부진 보행형 기동병기 제니스를 날씬하면서도 화려한 디테일의 걸프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우선 크기 대비 살벌하게 많은 부품수를 자랑하는데요. 위 사진들에서 보시다시피, 가조립 비주얼만으로도 상당히 오밀조밀한 색조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립도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특히 작은 파츠가 많아서 난이도가 약간 있는 편이네요. 그리고 전반적인 스냅타이트가 잘 되어 있어서 내구성이 크게 떨어지진 않는데, 가동중에 목파츠가 빠지는 일은 자주 발생합니다.
가동성 면에서 아쉬운 점은, 사이드 스커트 구조상 고관절의 전후 가동범위가 많이 제한되고 있는데요. 고관절을 조금만 크게 올려도 사이드 스커트가 밀려서 빠지게 되며, 고관절 자체도 가동중에 종종 빠져버려서 다리 가동이 살짝 피곤합니다. 그나마 관절강도가 무난해서 자세 고정성이 괜찮은 편인데, 어쨌든 가동이 편안한 킷은 아닌 듯 하네요. 그래도 디자인과 색조합이 화려해서, 완성 후의 비주얼 만큼은 왠만한 고토 걸프라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긴 합니다.
그리고 이 킷을 만들고 리뷰하면서 느낀 점은, 이게 최근의 고토 킷이 맞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20여년전 고토부키야가 프라모델 사업을 시작한 시점부터 1000개 이상의 고토킷(사실상 일반판 대부분)을 만들어왔기에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요. 딱 초창기 고토부키야 느낌의 킷입니다. 의욕과 열정은 넘치지만, 금형 설계와 튜닝, 제조와 품질 관리 기술이 부족했던 시기였지요.
지금의 고토부키야는 금형기술의 지존 반다이 다음으로 훌륭한 품질감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킷은 미묘하게 기름진(?) 조립감과 애매한 관절강도 밸런스가 느껴지고 있는데, 이게 딱 프라모델 초보 회사 느낌입니다. 분명히 제품번호도, 제조사도 고토부키야로 되어 있지만, 뭔가 스퀘어 에닉스에서 만든 금형을 가져와서 KOTOBUKIYA 로고만 런너에 박은 느낌이네요.
이렇듯 최근의 고품질 고토 걸프라에 익숙하셨던 분이 만들면 아마 살짝 놀라실 듯 한데요. 품질이 아주 나쁜건 아닌데, 뭐랄까.. 머리도 좋고 의욕이 넘치지만 경험이 부족한 신입이 만든 결과물 같습니다. 분명히 장점은 있지만 뒷마무리가 아쉬운 느낌? 그래도 스냅타이트 자체는 나쁘지 않아서, 본드 없이도 조립이 잘 되긴 합니다. (작은 부품이 잘 안보이고 잘 안잡혀서 힘들 뿐 ;;)
어쨌든 장단점이 분명한 킷으로서, 스타일과 비주얼, 화려함 면에서는 A클래스지만 품질은 B클래스 정도라고 보시면 될 듯 하네요. 프론트 미션과 제니스 메카를 좋아했던 분이라면 나와준 것만으로도 만족할 킷으로서, 고품질에 대한 기대만 버리면 나름 장점과 매력은 있는 킷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프런트 미션 제니스 걸 | 2026.6 | ¥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