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 AV-98Plus

Ingram Plus

Kit Review

가조립 + 스티커 + 먹선

2026년, 극장판 애니메이션 "패트레이버 EZY"의 개봉과 더불어 RG 잉그램 플러스가 발매되었습니다. 패트레이버 극장판하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떠오르지만, 이번 작품은 메카 디자이너인 이즈부치 유타카가 직접 감독했는데요. 원작으로부터 30여년이 흐른 203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작이라고는 하지만, 잉그램 디자인 자체는 기존과 매우 비슷한데요. 어깨와 경광등 구조를 제외하면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설정 자체가 옛날 잉그램 기체를 소소하게 개수한 것이기 때문인데, 살짝 리파인된 정도의 느낌이네요. 기괴한 디자인으로 팬들을 당혹스럽게 했던 실사판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에 등장했던 1/48 잉그램에 비하면 훨씬 반가운 모습입니다.

우선 RG라고는 하지만 스케일이 1/48이다보니, MG와 거의 비슷한 크기로 나왔는데요.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딱 적당한 정도의 크기감입니다. 그리고 일반 RG 건프라보다 크다보니 부품도 상대적으로 큼직해서, 조립의 피로도가 낮은 편이네요. 노안으로 작은 부품 조립이 힘들어 RG를 기피하던 올드팬들에게도 걱정이 없을 듯 하며, 그냥 정밀한 HG를 만드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하지만 전신 프레임과 충실한 기믹을 보면 HG와는 확실히 격이 다른 품질감을 보여주는데요. 작은 스케일에 MG를 넘어서는 정밀함을 추구하는 RG 컨셉에 딱 부합되는 느낌입니다. 다만 크기도 MG 건프라만하다는 점이 약간 애매하긴 한데요. 2001년에 이미 1/35 스케일의 MG 잉그램 1호기가 나왔기에, 이번에 1/48라는 작은 스케일로 내면서 RG라는 타이틀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모든 외부장갑에 그로스 인젝션이 적용되어, 마치 코팅이 입혀진 듯 반짝이는 고급진 외관을 보여주는데요. 게이트 자국도 잘 안보이게 잘 처리되어 있어서, 최상급의 가조립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패트레이버 시리즈 특유의 주름관절 (조인트 씰)은 일반 프라재질로 구현하고 있는데,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되네요. 과거 고무재질 또는 필름을 구겨서 넣는 방식은 모양도 별로고 다루기가 까다로왔는데, 이 킷에서는 그런 스트레스가 전혀 없습니다.

기믹 역시 설정상의 모든 기능들이 깔끔하게 재현되었는데요. 경광등 개폐 및 리볼버 캐논 기믹, 콕핏 해치 기믹은 물론 콕핏을 밀어올려 파일럿의 머리를 노출하는 설정까지 깨알같이 재현되었습니다. 특히 다리 안쪽에는 탄환부를 오픈하는 기믹도 새롭게 추가되었는데, 리볼버 캐논과 마찬가지로 커버를 오픈하면 자동으로 연동되는 기믹도 들어있네요. 실드에 수납되는 전자기봉은 수납용과 무장용이 별도로 제공되며, 실드 내부에서 슬라이드식으로 꺼내는 장면까지 재현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교체식으로 리드 와이어도 제공되는데, 길이가 60cm나 되어 여러가지 장면 연출에 사용할 수 있을 듯 하네요. 마지막으로 스탠드 고정 구멍은 분해 및 재조립으로 노출시킬 수 있는데, 평시에는 가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가동 측면에서는 생각보다 가동성이 막 뛰어나진 않은데요. 막상 극중의 포즈들을 취해보면 자세가 잘 나오는 형태의 효율적인 관절입니다. 무엇보다 폴리캡리스 관절강도가 아주 마음에 드는데, 뻑뻑하지도 헐겁지도 않게 딱 적당하게 조율되어 있네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적으로 관절강도 밸런스도 좋아서, 어떤 포즈를 취해도 견고하게 고정되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마스터피스였는데요. 외관부터 조립성, 기믹, 관절강도 등등 어느 하나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반다이 내부에 건담보다 패트레이버 팬이 많았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간만에 보는 장인정신 넘치는 완벽한 마감이네요. RG 전체를 통털어도 품질 면에서는 단연 1등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렇듯 저같이 오랜 패트레이버 팬이라면 감동할만한 명작이 나왔는데요. 원작을 잘 모른다해도, 메카닉 프라모델 팬이라면 1순위로 추천할 만한 킷입니다. 다만 3~4000엔쯤 되어보이는 볼륨 대비 5500엔이라는 가격이 약간 비싸게 느껴질 수 있는데, 라이센스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듯 하네요. 반다이는 건담 라이센스틀 통채로 갖고 있다보니, 라이센스 지출 없는 건프라가 싸게 느껴지는 법입니다. 어쨌든 명작의 탄생을 축하하며, 좀 비싸보여도 돈값은 충분히 하는 킷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네요 :-)

RG Ingram Plus | 2026.6 | ¥5,500